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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신문) 정화조 냄새로 고통받는 북구 학정동…저감 총력

  • 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24-08-29
  • 조회수 : 83
오수·빗물 합류식 하수관 설치 여름마다 코 찌르는 악취 풍겨 대구시, 오수 분류화 사업 추진 지자체, 간담회 열고 저감 논의 주민에 유해균 완화 미생물 배부

"정화조 냄새 때문에 10년 전부터 논에서 개구리가 안 울어요"

북구 학정동 일대 주택에 사는 주민 이모(57)씨는 더운 여름이 되면 코를 찌르는 불쾌한 냄새로 늘 창문을 닫아두고 있다. 분뇨를 쌓아 보관 중인 정화조 틈새에서 올라오는 냄새 때문이다.

이씨는 "이곳에 산 지 20년이 넘었지만 정화조 오물 냄새는 적응되지 않는다"며 "사방에 신축 아파트들이 들어섰지만 여기는 여전히 시골 환경이어서 여름철 악취가 집안까지 파고들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인근 월세방 주인 김모(65)씨도 정화조에서 올라오는 냄새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김씨는 "인근 병원의 레지던트들이 종종 원·투룸을 빌려 살곤 하는데 한두달만 되면 냄새 때문에 못 살겠다며 줄줄이 계약을 취소한다"며 "아침에 출근할 때 코를 막으며 출근하는 모습들을 보면 몇십년 동안 산 주민들조차 냄새에 적응이 안 되는데 외지 청년들은 오죽했겠나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학정로 109길 일대는 빗물과 오수가 합쳐져 하나의 관으로 흘러 정화조를 별도로 갖춰야 하는 '합류식 하수관' 설치 지역이다.

정화조는 하수처리장으로 배출되기 전 가정과 상가에서 나온 오폐수를 모아두는 시설로 1~2년마다 분뇨 수거를 해야해 번거롭고 해충이나 악취가 발생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최근 조성된 도심지역에는 오수와 빗물을 구분하는 '분류식 하수관' 설치가 보편화되고 있는데 이 방식은 정화조가 없어도 된다. 때문에 정화조는 점점 사라지는 추세지만 노후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여전히 정화조 악취의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구시는 오수 분류화 사업을 통해 분류식 하수도 관로를 깔아 현재 53% 정도에 이르는 분류화율을 오는 2030년에는 80%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예산과 인력 문제로 인해 사업이 수십년에 걸쳐 계획돼 있고 학정로 109길은 정비 순위에서 마지막 단계인 3단계에 머물러 악취 문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자체는 지난 2일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위해 악취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자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허정수 북구의원, 북구청 각 과·팀장, 주민 8명 등이 모여 악취 저감을 위한 조치 사항을 논의하고 유해균을 없애 냄새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용 미생물(EM) 배양액과 사용 설명서를 배부했다. 현장 점검과 주민 의견 청취 후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각 세대에 더 많은 배양액을 전달할 계획이다.

9일에는 평소 닫혀있어 하수구 냄새를 막고 비가 내리면 자동으로 뚜껑이 열려 빗물을 흘려보내는 맨홀 악취 방지 뚜껑을 26군데에 설치했다.

김유빈기자 kyb@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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