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생활하수처리협회

경상북도 문경과 충청북도 괴산은 큰 산 하나를 넘으면 금방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이다.

그런데 묘한 것이 산 하나를 두고도 문경과 괴산은 억양도 틀리고 사투리도 다르다.

경상도 문경총각이 산 넘어 괴산 처녀한테 장가를 들었다.

예전에는 신랑이 장가를 들면 처가쪽 사람들이 신랑을 다는 풍습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신랑을 쓰러트려 발목을 잡고 빨랫방망이나 몽둥이로 신랑 발바닥을 패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피가 가운데 거시기로 몰려서 첫날밤을 잘 치룬다는 뭐 그런 얘기.....

여튼 처가쪽 사람들의 새신랑 군기잡기라고나 할까 그러다가 장모가 술상을 봐 가져오면 그만 두는 일종의 놀이 같은 것이었는데 새신랑으로서는 일단 겁을 먹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신랑이 근처 동네로 장가를 간 친구에게서 "괴산은 신랑 다는 게 무척 쎄다!"하는 얘기까지 들은 신랑이라 겁을 안 먹을 수 없었다.

하지만 통과의례이니 무섭다고 피할 수만은 없는 일,
드디어 새신랑 김서방이 이를 꽉 물고 용기를 내서 처갓사람들과 동네청년들이 모여 있는 사랑방으로 달리러 들어갔다.

그런데 처남이
"김서방 여긴 나중에 오고 저쪽 안방에 안사람(여자)들 노는 방부터 댕겨서 와." 라고 하는 것이었다.

김서방이 여자들이 모여있는 안방으로 들어가 보니 방 가운데에 둥그런 술상을 차려놓고 여자들이 둘러앉아 젓가락장단을 쳐 가며 노래를 하고 있다가 새신랑을 반기면서 각각 소개를 하더란다.

인사를 하며 몇잔 술이 돈 후에 여자들이 아까 하던 노래를 다시 돌아가면서 하는데 옆쪽에 앉았던 나이가 지긋한 아주머니가 "김서방도 한자리 내놔 봐유!" 하며 신랑 옆구리를 콕 찌르더란다.

"예!?, 뭐라고 하셨습니꺼?"

"한자리 내놔 보라고 그랬시유.

하지만 김서방은 딴 생각을 하다가 들었기 때문에 뭘 내 놓아 보라고 하는 것 같은데 뭘 내놔 보라는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없어 멀뚱멀뚱 두리번거리며 주변 눈치만 살폈다.

그때 처형 되는 사람이 새신랑에게
"김서방 괜찮혀유, 한자리 내놔 봐유~ " 하자 신랑은 사타구니를 움켜쥐고
"내사마 못합니더.안 됩니더" 라고 하자

이번에는 처제가 나서며
"형부, 한 번 내놔 봐유, 괜찮다니께유" 하는데

새신랑 김서방은 진땀을 뻘뻘 흘리면서
'참말로 히얀테이 충청도에서는 첫날밤 치루기 전에 신랑 거시기가 있나 없나 조사를 하나부데이' 하며

"싫습니더, 내사마 못합니더, 못 내놓습니더"하고 더욱 세게 움켜쥐는데 처숙모뻘 되는 중매한 여자가

"뭘 그리 겁먹어유? 한번 내놔 봐유! 괜찬혀유~"하며 신랑을 잡고 일으켜세우려 하자

새 신랑이
"에라! 모르겠다. 볼 테면 실컷 봐라!"하면서 바지춤을 확 까 내리고 거시기를 꺼내 여자들에게 보이는데 그새 움켜쥐었던 것이라 거시기가 화가 나서 고개를 바짝 치켜들고 으메메...................!!!!

노래 한곡 해 보라고 한 새신랑이 갑작스레 거시기를 꺼내보였으니 방안의 여자들이 얼마나 놀랐겠어요?

"아이고 엄뉘!............!!!" 하며 여자들이 혼비백산 도망을 가는데 할머니 한 분이 동작이 뜬지라 마지막으로 나가가 문고리에 치맛자락이 걸려서 걸을 수가 없었는데 이 할머니가 외치기를........

"나는 아니여!~ 나는 아니여~~~, 젊은 것들 두고 하필 날 붙잡고 왜 그려~~~나는 아니여~"

지금도 충북 괴산 쪽에서는 "노래 한 번 해 보라"는 소리를 "노래 한자리 내놔 봐"라고 합니다.

쎄다는 말에 겁을 잔뜩 먹은 문경 총각이 노레 한자리 내놔 봐라고 해도 못 알아들을 것을 그냥 "한자리 내놔 봐"라고 했으니 겁이 나서 초긴장 문경총각이 그랬을 테지요.